국내 코로나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 GC녹십자 등이 정부와 손잡고 국책 사업을 통해 빠른 속도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어 올해 안에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의료 현장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진행하는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임상 연구는 총 27건으로 13개 기업이 국내에서 16건의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임상시험은 8개 기업, 11건으로 9개 국가에서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식으로는 혈장치료제·항체치료제 등 신약을 개발하는 방식과 기존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이 있다.

이 가운데 정부와 함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셀트리온과 GC녹십자의 치료제 개발이 가장 앞서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의 국내 경증 및 중증환자 대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본격적인 임상 2, 3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항체는 백혈구가 분비하는 면역단백질로, 바이러스에 결합해 다른 세포로의 감염을 막는다. 동시에 다른 면역세포를 불러 공격하게 한다. 치료 효과와 함께 단기적으로 바이러스 예방 효과도 있어 백신이 나오기 전 의료진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골라내 세포 배양 방식으로 생산했다. 이렇게 만든 CT-P59의 임상 2, 3상은 국내와 글로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10여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CT-P59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올해 말까지 임상시험을 종료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내년 초에 CT-P59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순조롭게 임상이 마무리되면 국내 출시 후 해외에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이용한 혈장치료제 ‘GC5131A’에 대한 임상2상 첫 환자 투여를 지난달 19일 시작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므로 3상을 마치면 연말에는 상업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만약 긴급사용이 허가되면 의료기관에서는 미리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혈장 확보가 관건이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 내 항체 및 면역글로블린을 농축해 만드는 의약품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완치자 2642명이 혈장을 공여하는 데 동의했으며 그중 1957명이 채혈을 마쳤다.
이 밖에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부광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엔지켐생명과학,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성분명클레부딘)를 개발 중이며 지난 5월부터 고려대 구로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등 8개 대학병원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도 지난 8월 췌장염 치료제 ‘카모스타트’로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2상을 시작했다. 이달부터 의료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백신 쪽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업체는 제넥신으로, 카이스트, 포스텍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백신 후보물질 ‘GX-19’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 6월 임상 1, 2상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중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새 지주사 헬스케어홀딩스 설립
내년까지 셀트리온홀딩스와 합병
셀트리온·제약·헬스케어도 합치기로

 

셀트리온그룹의 주력 계열사 합병 작업이 본격화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했다고 25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최대주주인 서정진 회장이 보유 지분 35.54% 중 24.33%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를 세웠다. 서 회장이 지분 100%를 갖는다. 판매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는 서 회장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로 변경됐다.

셀트리온그룹은 내년에 그룹 주력 계열사로 셀트리온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합병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지분 20.03%를 보유한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서 회장(95.51%)이다. 합성의약품 전문 기업인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이 54.9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주사 합병과 동시에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도 합병할 계획이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를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4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때문에 3사 합병 방안을 검토해왔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약품 복제약)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매한 뒤 해외에 재판매하는 구조여서 일감 몰아주기라는 논란을 낳았다. 서 회장은 지난해 1월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132억원을 환급해 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합병으로 고질적인 재고 관련 우려 등의 불신 요소들이 제거되고 유통망 운용 등 관련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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